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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worldpoliticsrevie)

커피의 블랙경제

커피의 검은 경제⑤/ 탐욕의 결과 ⇨ “사람의 생명보다 은행 잔고가 더 중요하다”

Fact
▲과테말라에서는 전체 인구의 1/4이 커피산업에 종사한다. 커피 농장 일꾼들이 종일 일한 대가로 받는 일급은 3달러(3600원)다. ▲우간다는 로부스타 원두의 원산지다. ▲쿠데타로 집권한 독재자 이디 아민은, 반대파 30만명을 학살하고 인육을 먹는 등의 만행을 저질렀다. ▲그의 자금줄은 로부스타 원두. ▲이 원두의 1/3을 소비하는 미국의 로스팅 업체들은 끝까지 로부스타 원두를 포기하지 않았다. ▲1978년 2월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한 우간다 망명자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은 인간의 비극보다 은행 잔고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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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편에서 계속)
과테말라의 학교 방학은 커피 수확기에 맞춰져 있다. 일에 바쁜 커피 농장 근로자들이 종종 아이들을 결석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테말라 ‘엘 인헤르또’ 커피농장의 마리아는 아직 학교에 다녀보지 못했다. 

올해 8살인 마리아는 매년 한번씩 이사를 다닌다. 커피나무는 기온에 민감하다. 커피 농장 일꾼들은 커피가 재배되는 ‘커피벨트’를 따라 해마다 이동해야 한다. 8살 마리아의 일과는 커피를 따고, 따고, 또 따는 것. 고사리같은 손으로 하루 12시간 넘게 커피 열매를 따고 받는 돈은 우리돈으로 350원 꼴에 불과하다. 10일간 종일 일한 돈을 다 모아도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먹지 못한다. 

엘살바도르 ‘파카스’ 커피농장의 에바는 아이를 돌볼 수가 없다. 에바가 커피를 따러 가면, 그녀의 어린 딸은 혼자 시간을 보낸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에바는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다. 딸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도 당연히 없다. 에바는 종일 커피 농장에서 일하며 딸 걱정을 한다. 그러나 커피 농장을 그만둘 수는 없다. 유일한 생계수단이기 때문이다.

‘커피 벨트’ 따라 매년 이사… 하루 수입=커피 한잔 값

커피생산국은 커피를 생산하기에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춘 나라들이다. 브라질·베트남·콜롬비아·인도네시아 등 주요 커피 생산국의 연간 평균기온은 18~22℃, 건기와 우기가 뚜렷하고 일교차와 습도차가 높은 기후환경을 갖고 있다. 

세계의 빈국지도와 세계의 커피 생산국 지도는 거의 겹쳐진다. 생산국 커피 농장 일꾼의 대부분은 하루 종일 일해서,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 정도의 임금을 받는다.

과테말라에는 아라비카(Arabica) 원두를 생산하는 커피농장이 있다. 과테말라에서 본격적으로 커피 생산이 시작된 것은 19세기 초반. 이 농장에서는 아라비카 원두 품종인 타이피카(Typica)와 버본(Bourbon)종을 주로 경작한다. 

과테말라에서는 전체 인구의 1/4이 커피산업에 종사한다. 수출의 30% 이상을 커피가 차지하고 있다. 과테말라에서 커피는 원주민과 농민의 노동력을 흡수하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그들의 생존을 위한 작물이다. 이 나라 커피 농장 근로자의 일급은 3달러(3600원). 커피 한잔 값에 불과하다. 커피는 과테말라 현대화의 근간을 이루게 했지만, 동시에 이 나라를 외국 자본에 예속되게 만들었다.



(photo=coffeearea)

우간다 커피=학살 자금으로 사용돼

1971년 1월, 우간다의 이디 아민(Idi Amin)이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했다. 그는 이듬해 ‘우간다화 정책’을 내세우며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을 대거 추방하고, 반대파 30만명을 학살했다. 

악명 높은 독재자, 이디 아민의 학살자금은 커피에서 나왔다. 1977년 이 나라의 구리와 면 산업이 침체를 겪자, 이디 아민은 커피 수출에서 나오는 이익을 독식했다. 그는 우간다 로부스타 원두를 수출해 번 돈으로, 금 욕조를 꾸미는 사치를 부렸다. 온세계가 그의 만행을 비난했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미국의 커피업자들은 우간다 로부스타 원두의 1/3을 수입해 유통시켰다.

커피 업체들, 로부스타 원두 포기 안해

우간다의 로부스타 원두를 수입하는 곳은 제너럴푸즈, 프록터앤 갬블, 네슬레와 같은 커피 로스팅 업체들이었다. 미국의 사회운동가들은 부패정권을 비판하면서 우간다산 커피 수입을 거부했다. 

이디 아민에 대한 비판 여론과 불매 운동이 거세지자, 커피 로스팅 업체들은 ‘전국커피협회’라는 이름으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우간다의 대학살은 혐오스럽고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것 뿐이었다. 이들은 결코 로부스타 원두를 포기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강제하기 전까지는 불매를 시행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애매한 태도를 취한 것은 미국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이디 아민의 학살을 비난하기만 했을 뿐, 확고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1978년 2월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한 우간다 망명자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은 인간의 비극보다 은행 잔고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2015-12-18, 업데이트: 2015-12-23 16: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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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