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기사

photo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photo=UN홈페이지.

반기문 해부

경찰은 왜?… ‘전직 UN사무총장’에 국가요인급 경호를 제공했나?

Fact
▲현직 유엔 총장이 아닌 ‘전직’ 사무총장 반기문씨에 대해 경찰이 국가요인급 경호 업무를 공식 수행했다. ▲이를 놓고 “법적 근거가 있느냐, 과잉 예우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놓고 반기문 전 총장 측은 “유엔과 한국 정부의 요청이 있었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충북지역 의원의 요청이 있었다”고 다르게 주장했다. ▲경찰 주장은 또 다르다. “경찰청장 재량으로 경호 대상자를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경호업무를 수행한 서울경찰청은 “경찰청 본청의 지시에 따랐다”고 엇갈리게 주장했다.

View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경찰 경호’가 적법한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경찰이 반 전 총장을 경호하는 데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위법 행위”라며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경찰청장이 (반 전 총장을) 경호 대상자로 지정할 수 있다”면서 “법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청장 재량으로 반 전 총장을 ‘국가요인급’ 경호 대상자로 지정, 경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경호 요청을 누가 했느냐”에 대한 주장도 엇갈리고 있다. 경찰과 반기문 전 총장 측은 “유엔과 한국 정부의 요청이 있었다”고 주장한 반면, 정치권과 경찰 일부에서는 “충청지역 국회의원의 요청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경찰청장 재량으로 경호 대상자를 정할 수 있다”는 경찰 주장과 상충되는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경찰 경호는 ①유엔 또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의한 것 ②충북지역 의원의 요청에 의한 것 ③아니면 경찰이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의 3가지 중 하나에 따른 것이라는 말이 된다. 




경찰-반기문 측 “유엔과 한국 외교부의 요청이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2일 반기문 전 총장의 경호업무 배경에 대해 “지난해 9월경 유엔과 한국 외교부 측의 요청이 있었던 데다 위해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반 전 총장에 대한 경호업무 수행을 결정했다”면서 “경호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뉴시스에 말했다. 서울청은 “반 전 총장이 귀국한 지난 12일부터 반 전 총장을 ‘경호경비 대상’으로 지정하고 경비2과 경력을 배치, 경호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경찰 주장은 반 전 총장 측의 설명과 일치한다. 반기문 전 총장 측 이도운 대변인은 지난 11일 마포 캠프 사무실에서 경호업무에 관한 언론 브리핑을 갖고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갈 때 정부에서 유엔으로 ‘국내 활동과 관련해 경호 위해 요인이 있다’는 정보를 전달해왔다”면서 “유엔과 정부가 협의해 반 전 총장의 경호문제를 얘기했는데, (정부) 내부 협의를 거쳐 ‘총리 수준의 경호가 어떻겠느냐’는 얘기가 우리에게 왔다”고 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이 ‘가급적 경호는 줄였으면 좋겠다’고 해서 최소한 적절한 수준에서 경호가 이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충북지역 의원이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과 반기문 전 총장 측 설명과 달리, 반 전 총장에 대한 경호가 “충북지역 의원의 요청 때문이었다”는 주장을 복수의 관계자가 내놓았다.

정치권의 한 ‘친박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반기문 전 총장의 경호는 충북지역 의원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안다”면서 “해당 의원은 아직 (새누리당을) 탈당하지 않고 있으나, 곧 탈당해 반기문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도 같은 말을 했다. 그는 “국가요인급 경호는 대선후보로 선출될 때 이뤄진다”면서 “설령 유엔 측에서 반 전 총장의 경호 요청이 들어왔다고 해도 ‘민간인’ 신분인 반기문씨에 대한 경호를, 경찰이 수행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경찰청장이 지정하는 사람에 대해 경호를 할 수는 있다”면서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마크 리퍼트 주미 대사나, 예전 ‘제1호 최고과학자’로 선정된 황우석 박사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래서 내부에서도 ‘안 좋은 말이 나올 짓을 왜 하느냐’는 이야기가 나돌았다”면서 “충북지역 의원의 요청이 있었다는 말이 있었다”고 했다. 

경찰이 자체 결정한다? “터무니 없는 이야기”

반기문 전 총장의 경찰 경호가 유엔 또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거나, 충북지역 의원의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경찰이 자체적으로 반 전 총장을 ‘경호경비 대상자’로 지정했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경찰의 다른 관계자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이를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은 조직 운영을 매우 수동적으로 한다”면서 “아무런 윗선의 지시나 요청이 없는데, 반 전 총장에 대한 경호를 결정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현행법상 경찰의 경호경비 대상은 △대통령과 그 가족, △국회의장·대법원장·국무총리 등 3부 요인에 국한한다. 다만, 경찰청 내규는 “경찰청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인사도 3부 요인에 준하는 경호를 받을 수 있다”고 정해놓고 있다. 




서울경찰청 “본청에서 시킨 대로 했을 뿐”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은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경찰 경호’의 배경과 경호 수준, 나아가 유엔이나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았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지를 취재하기 위해 16~17일 이틀간 수차례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에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은 “경찰청에서 시킨 대로 했을 뿐”이라며, 추가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만약 충북지역 의원의 요청에 의해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경찰 경호가 추진된 것이라면, 반 전 총장이 경호 요청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팩트올은 기자들이 만든 첫 비영리언론으로, 상업광고를 받지 않습니다. 정직한 기자들의 ‘전국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7-01-17, 업데이트: 2017-01-17 20:14:21
댓글등록
댓글등록
답글등록
답글등록
댓글수정
댓글수정
작성자
댓글삭제
댓글삭제
작성자 홍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