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기사

photo

이재명 성남시장.photo=YTN 캡쳐

대선후보

“땅 부자 세금 올려서, 전 국민에 나눠주자”… 이재명의 ‘국토보유세’ 현실적일까?

Fact
▲이재명 성남시장이 “토지를 보유한 모든 사람으로부터 ‘국토보유세’를 거둬 전 국민에게 연 30만원의 ‘토지배당’을 지급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선공약이다. ▲노무현 정부 때 신설된 종부세와의 차이점은, 건물이 아니라 ‘토지’에만 세금을 매겨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연 30만원)’을 준다는 점이다. ▲여기에 필요한 금액은 연15조 5000억원. ▲정치권과 언론은 “실현가능성 없는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시장의 ‘토지배당금 주장… 실현 가능한 것일까? ▲팩트올이 전문가들 의견을 취재했다.
View
이재명 성남시장이 ‘국토보유세’를 대선공약으로 내놓았다. “모든 개인이나 법인이 소유한 토지에서 세금(국토보유세)을 걷어, 전 국민에게 연간 30만원씩 일종의 ‘토지배당’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 공약의 실현가능성은 얼마나 되는 걸까?

이재명 성남시장은 1월 23일 경기도 성남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국토보유세 신설’과 ‘기본소득 보장’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국가예산 400조의 7%인 28조원으로 29세 이하와 65세 이상 국민, 농어민, 장애인 등 2800만명에게 ‘기본소득’을 100만원씩 지급하겠다. 그리고 95%의 국민이 혜택을 보는 국토보유세를 만들어 전 국민에게 30만원씩 ‘토지배당’을 시작할 것이다. 지역화폐(상품권) 방식으로 지급하면 내년부터 즉시 추진할 수 있다.”

“부동산 보유세, 5조에서 15조원 규모로 늘려”

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2가지로 나뉜다. 재산세는 주택 공시가격에 따라 0.1~0.4%의 초과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종부세는 공시가격 9억원이 넘는 1주택 소유자나, 5억원이 넘는 토지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 시장 측은 국토보유세를 도입할 경우,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시장은 앞서 1월 16일 백범기념관 ‘정책콘서트’에서 “지금 국내의 부동산 보유세는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전체 토지자산 가격이 6500조원 정도인데, 부동산 보유세는 종합부동산세 연간 2조원, 재산세 5조원 정도로 너무 적다"면서 "이것을 15조원 정도 더 거둬들일 수 있도록 국토보유세를 만든 후, 이 재원을 기본소득 목적세 형태로 활용하겠다.” 

그는 “우리나라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면 개인 10% 정도가 (개인 소유 토지의) 66%를, 법인 1%가 (법인 소유 토지의) 75%를 갖고 있다”면서 “여기에서 생기는 불로소득이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세금으로 마련한 ‘15조원’을 국민에게 나눠준다

전 국민에게 매년 30만원의 ‘토지배당’을 주려면, 이 시장의 주장처럼 15조원 정도가 필요하다. 2017년 1월말 기준, 우리나라 국민은 총 5170만 4332명이다.(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30만원x5000만=15조 5112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우리나라 1년 예산(2016년 386조원)의 4%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시장이 주장한 국토보유세와 종합부동산세의 큰 차이점은 ‘과세대상’이다. 국토보유세는 토지에 대해서만 보유세를 부과한다. 반면 종합부동산세는 주택과 토지 등 부동산 유형에 따라 차등 과세한다. 

종부세가 가구별 합산 과세방식인 데 반해, 국보세는 인별 합산방식을 적용한다. 이 시장 측은 “종부세는 거둬들인 세금을 지방 자치단체가 지방교부금으로 활용하는 반면, 국보세는 기본소득과 연계해 국민 대다수가 이익을 보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6년 종부세 납세의무자는 33만9000명, 납세규모는 1조7180억원이다. 


안희정 충남지사.photo=YTN 캡쳐

정치권-언론 “실현 가능성 없다” 맹폭

정치권과 언론은 이재명 시장의 ‘국보세 공약’에 대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1월 31일 최고위원회에서 “국토보유세를 신설해 모든 국민에게 연간 30만원씩 토지배당금을 주고, 청소년과 노인 등 2800만명에게 매년 100만원씩 기본소득을 지급하려면 전체 예산의 10%에 해당하는 43조원 이상이 소요된다”면서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같은 당 소속인 안희정 충남지사도 의문을 제기했다. 안 지사는 1월 22일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재명 시장의 기본 소득제와 토지 배당 공약을 비판했다. 

서울경제신문은 1월 24일 ‘이재명 1인당 130만원 지급… 43조 재원마련 쉽잖을 듯’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보유세는 세계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양도세는 지나치게 높다”면서 (국토보유세를 신설한다면) 양도세에 대한 조정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종부세를 신설했을 때처럼 극심한 조세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세금만큼 임대료가 올라가게 돼서, 그 부담이 서민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19일 사설에서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거둬 국민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취지 자체는 뭐랄 수 없지만, 기본소득처럼 실효가 검증되지 않고, 핀란드 등 일부 선진국에서 실험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제도를 무작정 시행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실현 가능성도 작을 뿐더러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까지도 만만치 않고 담세자들의 조세저항도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한국일보는 '형평성'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이 매체는 18일 '조기 대선 가시화에… 급한 대선주자들 포퓰리즘 공약 쏟아내'라는 기사를 싣고 "부자들에게 세금을 거둬 전 국민의 불평등 해소에 나서자는 취지인데, 부유층의 조세저항과 국토보유세와 관련한 형평성 논란을 어떻게 극복할지는 특별한 설명이 없다"고 꼬집었다.

“종부세와 달리 조세저항 미미할 것” 

토지정의시민연대 이태경 사무처장은 팩트올에 “종합부동산세로 걷은 세금은 국토보유세보다 적은 규모지만 부유세(재산이 많은 특정계층에 부과하는 세금) 성격이 강해 세금을 내는 사람의 반발이 심했다”면서 “그러나 국토보유세는 토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세금을 내고, 그 세금으로 나눠주는 토지배당은 전 국민이 수혜자가 되는 구조여서 상대적으로 반발이 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정원호 연구위원도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의 95%가 수혜자가 되기 때문에 저항이 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종부세는 상대적으로 자산이 많은 사람에게 세금을 걷어서 지방교부금으로 나눠주는 것이라, 수혜자도 자신이 수혜자인지 알지 못했다”면서 “(국보세는) 세금을 내는 계층보다 수혜자 계층이 더 많기 때문에 조세저항은 미미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너무 과격… 신중하게 접근해야”

그러나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김학수 조세지출성과관리센터장은 팩트올에 “세금을 신설할 땐 납세자가 세금을 부담할 수 있는지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토지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세금을 내기는 힘든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면서 “국토보유세를 도입하기 전에 먼저, 1년에 30만원씩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기관 연구원은 팩트올에 “토지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효율성과 과세 정당성이 확보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10조원이 넘는 세금을 국토보유세로 더 걷겠다는 시도는 너무 과격하다”고 말했다. 



팩트올은 기자들이 만든 첫 비영리언론으로, 상업광고를 받지 않습니다. 정직한 기자들의 ‘전국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7-02-03, 업데이트: 2017-02-03 18:34:36
댓글등록
댓글등록
답글등록
답글등록
댓글수정
댓글수정
작성자
댓글삭제
댓글삭제
작성자 홍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