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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전술핵 배치 논란… 전술핵에 관한 4가지 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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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내에 950개나 배치돼 있었다.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으로 전량 철수했다.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현재 있으나 마나 한 상태다. ▲‘북핵’ 대응에는 효과적이다. 그러나 한반도는 ‘핵 대결’의 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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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핵을 한국에 재배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료가 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한반도에 전술핵을 배치하자”는 주장에 온통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선주자들은 ‘전술핵’에 대해 엇갈린 주장을 내놓았다. 

전술핵(tactical nuclear weapon)은 국지전에서 적을 무찌르기 위해 쓰이는 핵무기를 말한다. 파괴력은 0.1~수백kt 정도로, 상대적으로 위력이 비교적 낮은 대신 이동이 쉽고 경제적이다. 단거리 미사일이나 핵지뢰, 핵기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보다 우위에 있는 개념이 전략핵(strategic nuclear weapon)이다. 전략핵은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장거리 전략폭격기 등을 아우르는 것으로, 전장이 아닌 대규모 지역, 또는 기반시설 파괴를 목표로 한다. 군사기지나 도심지, 교통시설, 공장 등이 그 예다. 전략핵의 파괴력은 수백kt(1kt=TNT 1000톤)에서 수Mt(1Mt=TNT 100만톤)에 달한다.

1. 전술핵… 한때 국내에 950개나 배치돼 있었다

전술핵은 과거 우리나라에 배치된 적이 있다. 2009년 2월 아시아-퍼시픽 저널(Asia-Pacific Journal)에 실린 ‘1950년대 미국의 핵무기 배치와 북한의 핵개발’이란 논문에 따르면, 1950년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이를 해결하고자 미국은 주한미군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논문은 “이 과정에서 미국은 이승만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958년부터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했다”고 기술했다.

미국 군축 및 핵확산 방지연구소(The Center For Arms Control And Non-Proliferation)는 2011년 6월 홈페이지를 통해 “한반도에 전술핵이 도입되기 시작한 뒤로 약 10년 동안 총 950여개의 핵무기가 배치됐다”고 했다. “이 중에는 155mm 포에서 발사되는 핵포탄(핵탄두를 장착한 대포알), 랜스 지대지 미사일용 핵탄두, 핵배낭, 핵지뢰 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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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으로 전량 철수했다

1991년 7월 미국과 소련은 ‘전력무기 감축협정(START)’을 맺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조지 H. W. 부시(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 대통령이 1991년 11월 한국의 전술핵 철수 계획에 서명했다. 그리고 1991년 12월,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발표하면서 전술핵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그런데 당시 발표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현재 유명무실한 상태다. 북한이 이미 2006년 10월에 1차 핵실험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이후 북한은 2009년 1월 “공동선언을 폐기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4개월 뒤인 2009년 5월, 2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여전히 비핵화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설립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회원국이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전 세계 비핵화 결의안도 아직 유효하다. 게다가 주변국들도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지지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5년 9월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3.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현재 있으나 마나 한 상태다
 
만약 전술핵이 우리나라에 다시 들어오면, 이는 곧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깨뜨리는 것이나 다름이 없게 된다. 정치권도 이 점을 우려했다. 국민의당 조배숙 정책위의장은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전술핵 배치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깨는 것이고, 북핵을 인정하며, 한반도를 핵 대결로 몰고 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야권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도 전술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주변국의 입장도 긍정적이지 않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012년 5월 “한국에 전술핵을 다시 배치할지에 대해 논란을 벌이는 것은 중국과 북한을 동시에 겨냥한 압력”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미 한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과 관련해 한국제품 불매운동을 펼치는 등 비공식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외교안보 전문지 ‘더 디플로맷(The Diplomat)’은 2014년 8월 “(한국에) 전술핵이 배치되면 간단히 말해 러시아와 중국의 타깃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왜 굳이 전술핵을 배치해 위험을 고조시키려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전술핵 배치가 북한의 핵무장을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술핵 배치론은 한반도에서 핵 대(對) 핵으로 군비경쟁을 하자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게이오 대학의 안보전문가 켄 짐보(Ken Jimbo)는 7일 싱가포르 유력지 ‘더 스트레이트 타임스(The Straight Times)’에 “어떤 형태로든 한국에 핵무기가 배치되면, 북한이 핵무기라는 최후의 수단 앞에 놓인 문턱을 낮춤으로써 역효과를 부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4. ‘북핵’ 대응에는 효과적이다. 그러나 한반도는 핵대결의 장이 될 수 있다

반면 보수 진영의 대선주자들은 전술핵 배치에 찬성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6일 국회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 참석해 “북핵 억제력을 대폭 증강시키는 전술핵 재배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자리에서 바른정당의 남경필 경기지사는 “전술핵 재배치는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시의적절한 결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은 7일 팩트올에 “한국에 전술핵이 배치되면 북한의 핵무기 자체가 무용화되기 때문에 비핵화를 유도하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전술핵은 북핵 대응 차원에서 배치하는 것이고, 어디까지나 미국이 한반도에 갖다 놓는 것”이라며 “(전술핵 배치로) 북한의 핵무장에 빌미를 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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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7, 업데이트: 2017-03-07 18: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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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