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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만원으로 매출 200억 기업을 세운 ‘커피왕’이 남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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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2500만원으로 커피숍을 차려, 연매출 200억짜리 커피 기업을 일군 커피의 제왕. 할리스커피를 창업하고, 카페베네로 대박을 치고, 망고식스를 세워 세계로 진출했던 커피 프랜차이즈 1세대 경영인 강훈(49) KH컴퍼니 대표가 2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루지 못한 이카루스의 꿈, 날개를 달고 추락한 강훈 대표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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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전문점 ‘할리스커피’ 등을 창업한 강훈(49) KH컴퍼니 대표가 2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강 대표는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변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왔다고 한다. 이혼 상태로 알려진 그는 10평짜리 월세 원룸에서 혼자 지내왔다.

‘할리스커피’ 창업주 강훈 대표, 24일 숨진 채 발견돼

부산 출신의 강훈 대표는 국내에 커피 프랜차이즈를 정착시킨 1세대 경영인으로 통한다. 1992년 신세계에 공채 1기로 입사해 식품생활부 등을 거쳤다. 1997년에는 신세계 내의 스타벅스 국내 론칭팀에 들어갔다. 강 대표가 커피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이 이때라고 알려져 있다. 당시 신세계는 국내에 스타벅스를 열기 위해 미국 본사와 협의를 하던 중이었다. 강 대표는 미국 본사에서 직접 바리스타 교육을 받게 됐다. 

3개월의 교육 끝에 그는 1997년 11월 귀국했다. 그런데 돌아오자마자 악재가 터졌다. 1997년 11월 21일 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것. 이로 인해 신세계는 스타벅스의 국내 론칭에 무기한 뜸을 들이게 됐다. 결국 강 대표는 1998년 3월 회사를 박차고 나와 직접 커피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그의 나이 서른일 때다. 

처음 강 대표는 강남역 지하상가의 14평짜리 커피숍을 찾아 사장님에게 동업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강 대표는 퇴직금 1400만원을 몽땅 쏟아부었다. 그 외에도 동업하기로 한 친구와 은행 등으로부터 1100만원을 받아 투자했다. 1998년 5월 국내 최초의 토종 커피브랜드 할리스 커피가 그렇게 탄생했다. 

강남역에 2500만원 투자해 할리스커피 1호점 열어

약 1년 뒤인 1999년 7월, 스타벅스가 이화여대 앞에 처음 문을 열었다. 비슷한 시기 할리스커피도 압구정동에 대형 매장을 열고 마케팅을 펼쳤다. 할리스커피는 스타벅스와 경쟁하며 오픈한 지 5년 만에 매장 수를 40여개로 늘려나갔다.  




그러던 강 대표는 4년 뒤인 2003년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현 CJ E&M)에 26억원을 받고 할리스커피의 운영권을 넘겼다. 그 배경에 대해 강 대표는 2011년 7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경영을 하다 보니 더 이상 혼자 힘으로 키우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잘 키울 수 있는 조직에 브랜드를 넘기게 됐다”고 말했다.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현 CJ E&M)가 할리스커피를 매입하면서 강 대표에게 내건 조건은 ‘2년간 커피 업계에 진출하지 말 것’이었다. 강 대표는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엔터테인먼트를 시작으로 바이오, 세정제, 도매 사업 등에 손을 댔다. 하지만 실패의 연속이었다. 당시 유행하던 드라마 ‘올인’의 테마파크에 투자했다가 수억원의 투자금을 날리기도 했다. 

커피 떠났다가 커피로 복귀

결국 강 대표는 2008년 강남의 한 카페의 위탁 경영을 맡으면서 전공분야인 ‘커피’로 돌아왔다. 이때 그에게 손을 내민 사람이 김선권 당시 카페베네 대표였다. 김선권 전 대표는 그 해 8월 강 대표에게 카페베네 경영을 맡겼다. 

강훈 대표는 배우 한예슬씨를 내세운 스타 마케팅으로 소위 대박을 쳤다. 그가 합류할 때만 해도 카페베네는 매장이 두 곳에 불과했다. 그런데 바로 이듬해인 2009년에는 무려 100여개의 가맹점을 거느리며 커피프랜차이즈의 대명사로 부상했다. 다음해였던 2010년 12월에는 446호점을 돌파하면서 스타벅스의 점포수 365개를 넘어섰다. 

그 다음해였던 2011년 5월 강 대표는 ‘스타벅스를 이긴 토종카페 카페베네 이야기’라는 책을 펴냈다. 책은 한 달 만에 2만부 가량 팔리면서 베스트셀러 자리를 꿰찼다. 강 대표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 첫 번째 목표는 ‘스타벅스 다음 가는 토종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었다. 매장 하나 임대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돈으로 할리스커피를 창업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고, 할리스커피는 그 목표를 이루어 주었다. 두 번째 목표는 ‘스타벅스를 능가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었다. 내가 합류할 당시 매장을 두 개 갖고 있던 카페베네는 3년도 채 되지 않아 매장 개수로 스타벅스를 넘어섰고, 매출액부터 고객 인지도까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업계 1위 브랜드가 되었다. 이제 내 두 번째 목표도 달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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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상 스타벅스 눌러… “더 큰 무대로 나아갈 것”

그의 다음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강 대표는 책을 통해 “나의 세 번째 목표는 국내를 넘어 더 큰 무대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 발판을 마련해준 것이 디저트카페인 ‘망고식스’다. 강 대표는 카페베네를 나와 2011년 3월 망고식스를 세웠다. 망고식스는 론칭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국내 매장 100호점을 돌파했다. 

망고식스는 2013년 2월 중국 국영기업과 손을 잡고 현지에 진출했다. 그해 8월에는 미국에서도 매장을 열었다. 이어 러시아, 말레이시아, 호주, 몽골, 카자흐스탄 등으로 사업 무대를 넓혀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망고식스를 운영하는 KH컴퍼니는 2014년 매출액 281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그 사이 가맹점수는 161개로 불어났다. 

그러나 성장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에 따르면 망고식스의 가맹점수는 2015년 150개, 지난해 139개로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다. KH컴퍼니의 2015년 매출액은 19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2016년에는 105억원으로 다시 반토막 가까이 축소됐다. 영업이익도 2015년 -102억원, 2016년에는 -114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무리하게 해외 진출에 나선 것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무리한 해외 진출이 실적에 악영향”

창업전문가인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 원장은 26일 팩트올에 “창업 단계에서는 ‘타이밍’이, 성장 단계에서는 ‘리듬’이 중요하다”면서 “망고식스는 론칭 타이밍은 좋았으나 리듬, 즉 트렌드와 고객의 가치 변화에는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이 쇠락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망고식스가 계절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과일음료에 주력했다는 점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최관원 창업정보시스템 대표는 저서 ‘창업은 왜 망할까?’를 통해 “계절 업종의 가장 큰 문제점은 투자비용 회수가 타 업종에 비해 어렵다는 것”이라며 “좋은 입지라고 해도 임대료가 높은 곳에서 비수기를 맞이하게 될 경우 수익 굴곡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부진을 만회하고자 지난해 4월 ‘커피식스’ ‘쥬스식스’ 등을 운영하는 KJ마케팅을 인수했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KJ마케팅과 KH컴퍼니가 올 7월 초까지 지급하지 않은 가맹점 보증금, 임직원 임금, 기타 운영비 등을 포함하면 약 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훈 대표는 4일 인터넷매체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경기가 어려워 힘든 상황은 맞다”면서 “임직원들이 많이 퇴사했지만 대화를 통해 협력 방안을 찾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석 원장은 “(강훈 대표의) 개인 브랜드 파워에 매몰돼 다(多)브랜드 전략을 전개해 위기를 자초한 바도 없지 않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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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죽어도 내일 살아날 것을 알기에 두려울 것이 없다”

‘커피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강훈 대표는 결국 7월 14일 KJ마케팅, KH컴퍼니에 대한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회생절차 조정을 맡은 서울회생법원은 원래 25일 첫 심문 기일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이던 24일 강 대표가 고인으로 발견되면서 기일이 불투명해졌다. 하루 전인 23일 강 대표는 지인에게 ‘힘들다’ ‘나 없이도 잘 살았으면 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커피왕’에 이어 ‘망고왕’까지, 1등을 좇았던 강훈 대표의 신화는, 추락한 이카루스처럼 새드 엔딩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그는 2015년 6월, 프랜차이즈 성공 전략을 담은 책 ‘따라하지 말고 선점하라’를 냈었다. 책에서 강 대표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나는 한 번도 내가 1등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스타벅스부터 할리스커피, 카페베네 사장을 거쳐 지금의 망고식스 대표에 이르기까지, 나는 1등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묵묵히 1등을 향해 노력해왔다. (중략) 나는 매일 죽고 매일 다시 태어나는 각오로 사업을 한다. 오늘 죽어도 내일 살아날 것을 알기에 두려울 것이 없다.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달려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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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8, 업데이트: 2017-07-28 0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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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