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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올렸더니…워싱턴 대학 ‘역설 보고서’ 한국 현실로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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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시가 2016년 근로자 최저시급을 10.5달러에서 13달러로 올렸다. ▲그랬더니 어떤 현상이 일어났을까. ▲상식적으로 보면 월급이 당연히 올라야 한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근로자들이 받는 평균 월급이 1897달러에서 1772달러로, 오히려 125달러 줄어든 것이다. ▲얼핏 납득하기 어려운 조사 결과를 내놓은 곳은 미국 워싱턴 대학이다. ▲이 보고서는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저임금 부작용 현상과 딱 맞아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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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시장 충격 최소화가 빅 이슈로 떠올랐다. 최저임금 역설이 현실화된 것이다. 올해 최저시급은 2017년(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이다. 아르바이트생 등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분명 희소식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임금 인상은커녕 지금의 일자리마저 날아갈 판이다. 편의점, 프랜차이즈업체 등 영세 사업주들이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의 노동시간을 줄이고 인력 감축에 나서면서다. 일부 음식점의 경우, 알바생을 줄이고 가족이 합세하는가 하면, 패스트푸드점에서는 무인 주문 시스템 도입이 늘고 있다고 한다.   

노동시장에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속출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는 시급 인상을 이유로 경비원 94명이 전원 해고되고 용역업체를 통해 재계약을 했다.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복지 차원의 명분이 고용 불안을 야기시키고, 고용 형태까지 바꾸게 된 것이다. 

정부는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을 풀어 영세사업자 지원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부작용 대책으로 “상가 임대료 부담을 낮추도록 하라”고 당정에 지시했다. 그런데 이런 최저임금의 역설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우리보다 잘사는 미국 사례를 보면 그렇다. 

워싱턴주에 있는 시애틀시는 미국 최초로 ‘최저시급 15달러’를 실시하고 있는 곳이다. 시애틀은 2014년부터 단계적으로 최저시급을 올려왔다. 그런데 워싱턴 대학은 2017년 6월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결론은 ‘최저 시급이 올랐는데, 월급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워싱턴 대학 연구팀은 시애틀에서 19달러 미만의 시급을 받는 모든 산업군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2017년 미국 전 지역의 평균 최저시급은 약 8.5달러였다. 연구진은 이 조사를 토대로 ‘최저임금 상승과 급여, 그리고 저임금 고용: 시애틀에서 발견한 증거(Minimum wage increases, wages, and low-wage employment : Evidence from Seattle)’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2017년 6월 2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시급 오르면, 월급 오히려 줄어

연구팀은 “2016년 시애틀의 최저시급이 10.5달러에서 13달러로 올랐을 때, 저임금 근로자들의 평균 월급은 오히려 125달러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월평균 1897달러의 월급을 받던 근로자들이 최저시급이 인상되자, 한달 평균 1772달러를 받게 됐다”는 것이다. 비율로 따지면 최저시급은 23.8% 올랐지만, 평균 월급은 도리어 6.6%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에 참여한 워싱턴 대학의 마크 롱(Mark Long) 공공정책과 교수는 “최저시급 인상으로 줄어든 125달러는 미숙련 노동자들에게는 매우 큰 금액”이라고 말했다. 그는 “(줄어든 월급 125달러는) 집세를 낼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를 의미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유는 ‘근로시간 감소’… 최소 5000명 실직한 셈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이유는 근무시간의 감소였다. 보고서는 “최저시급이 13달러로 오르자, 회사가 저임금 노동자들의 일하는 시간을 약 9% 줄였다”고 했다. 줄어든 근로시간을 연 단위로 환산하면 1400만 시간에 해당된다. 보고서는 “이를 근로자 숫자로 환산하면 50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 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시급과 근무시간의) 탄력성을 고려하면 시애틀에서는 최저시급이 1달러 오를 때마다 취업 기회가 3달러씩 사라진다”고 분석했다. 또 “최저임금 상승이 복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려면, 저임금 근로자들의 수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고려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YT, CNN머니, 블룸버그 잇달아 보도

연구결과를 두고 언론들은 우려를 담은 보도를 쏟아냈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지금까지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해 반대론자들이 비판한 내용보다 훨씬 더 부정적”이라고 보도했다. CNN머니는 “이 연구결과는 임금 인상이 오히려 근로자들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블룸버그는 “시애틀이 최저임금 15달러로 가는 길목에서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시애틀 시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7년 6월, 당시의 최저시급은 11~15달러였다. 최저시급은 사업장 규모나 의료보험 가입여부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예를 들어 직원 수가 500명 이하인 사업장에 소속된 근로자는 의료보험에 가입했을 경우 11달러,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을 경우 13달러의 최저시급을 받는다. 직원 수가 500명이 넘는 사업장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최저시급은 의료보험 가입자가 13.5달러, 미가입자가 15달러다. 

이 액수는 2018년에 또 각각 인상될 예정이다. 시애틀은 2021년까지 직원 수 500명 이하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의료보험 가입자도 최저시급으로 15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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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0, 업데이트: 2018-01-10 0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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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길동